괜히 시비를 거는 사람이 생겼다
요즘 싸움을 걸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은 여자가 도서관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하는 모든 짓이 너무나도 기분을 나쁘게 하고 행동도 어른이면 도서관에서 안해야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도서관에서 임시로 일하는 사람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래, 여기서 기분나쁜 걸로 끝나면 좋은데 자꾸 말하는 뽄새와 행동이 너무나도 견디기가 힘든 요즘이다.
이 사람의 행동과 말뽄새
주말에 아이들에게 책 반납으로 오는 것 같기는 한데, 항상 오면 본인은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것인지 뭐가 조금이라도 안되면 소리를 크게 내면서 불평불만이다. 예를들면, DVD를 보려면 멀티미디어 실에서 PC 예약을 하고 거기서 자리잡고 하면 되는데 남들이 책 보는 열람실에서 소리를 크게 내면서 ‘저기요, 여기서 피씨 예약하면 왜 안되요?’ ‘비밀번호는 어떻게 찾는거예요?’ 라고 말이다. 이런건 약과다. 놀라운 것은 도무지 이 사람이 어른같이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상 끝에 하는 것들이 기분을 상하게 한다. ‘저기요, 여자분이 친절하신데 어디갔어요?’ ‘그러니까 내가 하는 말은요, 이거잖아요?’ ‘(중간에 말을 자르면서) 아니, 이거는 없어요?’ 같은 괜히 시비를 거는 말투에 있다.
조용히 넘어가고 싶은데 힘들다
내가 정오가 지나면 퇴근을 하기 때문에 자주 마주칠 일이 없다가도 갑자기 오후 근무를 하게 되거나, 이 사람이 놀랍게도 오전 일찍 오는 경우에는 나는 피할 길이 없이 되도록이면 상냥하게 친절하게 설명을 하려고 한다. 근데 왜 자꾸 하나부터 열까지 질문을 해놓고 셋까지 설명하면 거기서 중간에 말을 끊어버리고 본인이 하는 말만 하는 것일까? 그렇게 끊을 것이면 왜 질문을 하는 것일까? 그래도 좀 조용히 넘어가고 싶어서 화를 꾸욱 참고, 되도록이면 안 마주치고 싶은데 내가 선택할 권한이 없으니 어쩌면 좋을까?
내가 잘못된 걸까?
내 행동과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저 사람이 저렇게 무례한 것이 나때문에 그런 것인지를. 근데 생각해보면, 내가 상냥하고 친절하고 살갑게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도서관에서 그렇게 살갑게 하는 직원도 없거니와 그렇게 하라고 하는 지시도 없고, 또 그렇게 행동과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방문자들과 말할 기회도 없는 상황이다. 그저 ‘대출되셨습니다’ ‘반납일은 며칠까지입니다’ ‘반납되셨습니다’ 정도뿐이다.
현재 나의 대처법
지금은 퇴근을 해서 마음이 풀어져서 전혀 싸울 마음이 없다. 하지만 막상 또 그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오게 되면 그 사람이 하는 행동과 말에 따라 내 목소리의 톤을 조정하고 있다. 가령 그 사람이 설명을 끊거나 지랄 맞게 행동하면 나도 똑같이는 아니지만 하던 설명을 쭉 이어나가면서 좀 더 경직된 톤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최선의 방어를 하고 있다. 근데 이 대처법이 오래갈 수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비록 내가 임시지만 직원이고, 그 사람은 서비스를 받는 사람으로 오는 것이지만, 그 사람이 더 무례하게 나오면 내 머리 속에서 끓고 있던 화산이 머리꼭대기에서 터져서 흘러나와 그 사람과 싸울지도 모를 것 같아서 말이다.